건강검진을 받다가 의사에게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뇌혈관에 작은 꽈리가 보입니다.” 머리도 아프지 않았고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뇌혈관 한쪽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뇌동맥류라고 합니다. 흔히 ‘뇌혈관 꽈리’라고도 부릅니다. 이름만 들으면 당장 혈관이 터질 것 같아 무섭지만 모든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은 오랫동안 크기 변화 없이 그대로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멀쩡하던 뇌혈관은 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까요? 그리고 뇌동맥류가 터지면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뇌동맥류는 종양이 아니다
뇌동맥류는 암이나 뇌종양이 아닙니다. 뇌혈관 벽의 한 부분이 약해지면서 바깥쪽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입니다.
풍선에 바람을 넣으면 고무가 약한 부분부터 먼저 볼록해집니다. 뇌동맥류도 이와 비슷합니다. 혈관 안을 흐르는 피가 약해진 혈관 벽을 계속 밀면서 작은 주머니 같은 모양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혈관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은 물살이 계속 부딪히는 강의 갈림길과 같습니다. 혈액의 힘이 반복해서 가해지기 때문에 뇌동맥류가 비교적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뇌혈관은 왜 약해질까?
뇌동맥류가 생기는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혈관 벽이 약한 경우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여러 위험 요인이 더해질 수도 있습니다.
1. 높은 혈압이 혈관 벽을 계속 밀어냅니다.
혈압은 피가 혈관 벽을 미는 힘입니다. 높은 혈압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약한 혈관 벽에 부담이 쌓일 수 있습니다.
2. 담배가 혈관을 손상시킵니다.
담배 속 유해물질은 혈관 벽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흡연은 뇌동맥류의 발생과 파열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가족력과 유전질환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나 형제자매처럼 가까운 가족에게 뇌동맥류나 뇌지주막하출혈이 있었다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다낭성 신장질환처럼 혈관 구조와 관련된 일부 유전질환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나이가 들면서 혈관도 변합니다.
오랫동안 혈압과 혈류의 힘을 견딘 혈관은 점차 탄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도 뇌동맥류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뇌동맥류가 있어도 왜 모르는 사람이 많을까?
뇌동맥류가 커져 주변 신경이나 뇌 조직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한쪽 눈 주변의 통증
-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 한쪽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
- 시야가 흐려지거나 잘 보이지 않는 증상
- 얼굴 한쪽의 감각 이상이나 힘 빠짐
하지만 이런 증상만으로 뇌동맥류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신경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뇌동맥류가 터지는 순간 무슨 일이 생길까?
뇌는 얇은 막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액이 뇌와 뇌를 감싸는 막 사이의 공간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습니다. 이를 뇌지주막하출혈이라고 합니다.
혈관이 터지는 순간 머리 안의 압력이 갑자기 올라가고 뇌로 향하는 혈액 공급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파열 뒤에는 다시 피가 나는 재출혈이나 뇌혈관이 좁아지는 혈관연축, 수두증과 같은 합병증도 생길 수 있습니다.
뇌 안에 직접 혈액 덩어리가 생기는 뇌내출혈과 출혈 위치는 다르지만, 둘 다 빠른 치료가 필요한 뇌출혈입니다.
이런 두통은 바로 119
- 망치로 맞은 것처럼 갑작스럽고 매우 심한 두통
- 몇 초에서 몇 분 안에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두통
- 심한 두통과 함께 나타나는 구토
- 목이 뻣뻣해지거나 빛을 보기 힘든 증상
- 의식 저하, 경련 또는 갑작스러운 혼란
- 눈꺼풀 처짐, 복시, 마비 또는 언어장애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직접 운전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진통제를 먹고 잠을 자거나 혈압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두통이 있던 사람이라도 이번 두통이 이전과 전혀 다르거나 갑자기 가장 심한 강도로 시작됐다면 응급평가가 필요합니다.
뇌동맥류는 어떤 검사로 찾을까?
| 검사 | 주요 특징 |
|---|---|
| 뇌혈관 CT | 비교적 빠르게 혈관 모양과 출혈 여부를 확인합니다. |
| 뇌혈관 MRI | 자기장을 이용해 뇌와 혈관을 살펴봅니다. |
| 뇌혈관조영술 | 가느다란 관과 조영제를 이용해 혈관을 자세히 확인하고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
파열이 의심되면 보통 뇌 CT로 지주막하출혈 여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후 CT 혈관조영술이나 뇌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파열된 뇌동맥류의 위치와 모양을 찾습니다.
발견되면 무조건 수술해야 할까?
의료진은 다음 내용을 종합해 치료와 추적 관찰 중 더 안전한 방법을 판단합니다.
- 뇌동맥류의 크기와 위치
- 둥근 모양인지 불규칙한 모양인지
- 검사할 때마다 크기가 변하는지
-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 고혈압과 흡연 여부
- 뇌동맥류 파열이나 지주막하출혈의 가족력
따라서 인터넷에서 “몇 mm면 무조건 수술한다”라는 기준만 보고 결론을 내리면 안 됩니다. 같은 크기라도 위치와 모양, 개인별 위험 요인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코일과 클립은 어떻게 혈관을 지킬까?
코일색전술은 손목이나 사타구니의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뇌동맥류까지 넣은 뒤, 동맥류 안을 미세한 코일로 채우는 치료입니다. 혈액이 동맥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줄여 파열이나 재출혈을 막습니다.
결찰술은 머리를 열고 뇌동맥류의 입구를 작은 금속 클립으로 막는 수술입니다. 혈액이 부풀어 오른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는 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목 부분의 넓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뇌동맥류가 발견됐다면 지켜야 할 것
- 정해진 날짜에 추적검사를 받습니다.
- 혈압을 꾸준히 측정하고 관리합니다.
- 담배를 끊습니다.
- 과음을 피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합니다.
-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습니다.
-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이 생기면 즉시 119를 부릅니다.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는 뇌동맥류의 상태와 치료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무조건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담당 의사에게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와 생활수칙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느낀 점
뇌동맥류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모든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것은 아니며, 발견 즉시 무조건 수술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 때문에 검사를 피하거나 반대로 인터넷의 크기 기준만 보고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정기적인 검사로 변화를 살피고 혈압과 흡연 같은 위험 요인을 관리하면서 전문의와 함께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뇌동맥류가 있으면 평소에도 머리가 아픈가요?
대부분의 작은 비파열 뇌동맥류는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두통이 있다고 모두 뇌동맥류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매우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2. 뇌동맥류는 저절로 없어질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저절로 사라지는 질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영상검사로 크기와 모양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Q3. 가족에게 뇌동맥류가 있으면 나도 검사해야 하나요?
가까운 가족의 뇌동맥류나 지주막하출혈 병력이 있으면 위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족 수와 발병 나이, 본인의 위험 요인에 따라 검사 필요성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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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뇌동맥류
- 대한뇌졸중학회 - 비파열 뇌동맥류 진료지침
이 글은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자료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 의식 저하, 경련 또는 마비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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