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CT|몸속을 단면으로 보기 시작한 의료 혁명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때 커다란 도넛처럼 생긴 기계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나요?

바로 CT입니다.


요즘에는 머리를 크게 다쳤거나 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뇌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CT 검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의사는 지금처럼 사람의 몸속을 얇은 단면으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CT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X선에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CT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의사들은 X선을 이용해 사람의 몸속을 보고 있었습니다.

1895년 빌헬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하면서 몸을 직접 열지 않고도 뼈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X선에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몸속 여러 구조가 한 장의 사진에 겹쳐서 보인다는 점입니다.

쉽게 생각해볼까요?

투명한 종이 여러 장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린 뒤 한꺼번에 겹쳐 놓으면 그림이 복잡하게 보입니다.

일반적인 X선 사진도 비슷했습니다.

뼈와 장기 등이 서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원하는 부위를 자세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생각했습니다.

"몸을 직접 자르지 않고도 얇게 자른 것처럼 볼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서 CT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세계 최초의 CT는 누가 만들었을까?

CT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국의 엔지니어 고드프리 하운스필드(Godfrey Hounsfield)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당시 유명한 음반회사로 알려진 EMI의 중앙연구소에서 일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운스필드는 여러 방향에서 X선을 통과시킨 뒤 그 정보를 컴퓨터로 계산하면 몸속의 단면을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방법이지만 당시에는 컴퓨터 성능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렸습니다.

이런 발상 자체가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물리학자 앨런 코맥(Allan M. Cormack)도 CT 영상의 수학적 기반이 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연구는 훗날 현대 CT 기술의 중요한 토대가 됐습니다.

결국 하운스필드와 코맥은 컴퓨터 단층촬영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참고: Nobel Prize 공식 자료

1971년, 최초의 환자를 촬영하다

그리고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옵니다.

1971년 10월 1일.

영국 런던의 앳킨슨 몰리 병원에서 살아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임상 CT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당시 CT는 지금처럼 몸 전체를 촬영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었습니다.

주로 머리를 검사하기 위한 장비였습니다.

첫 환자의 뇌를 촬영한 결과에서는 전두엽 부위의 종양성 병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의료진에게 이 영상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기존 X선에서는 자세히 보기 어려웠던 뇌 내부 구조를 몸을 열지 않고 단면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 Google Arts & Culture 최초 CT 자료

최초의 CT는 사진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CT 촬영이 끝나면 컴퓨터 화면에서 비교적 빠르게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CT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촬영한 데이터를 별도의 대형 컴퓨터로 옮긴 뒤 계산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완성된 영상을 확인하기까지 약 이틀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병원에서 몇 초 또는 몇 분 단위로 영상이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입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속도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몸을 수술하지 않고도 뇌의 내부를 단면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료계에서는 혁명이었습니다.

참고: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CT 역사 자료

CT는 어떻게 몸속을 단면으로 볼까?

CT는 Computed Tomography, 우리말로 컴퓨터 단층촬영이라고 부릅니다.

원리는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사람을 가운데 두고 X선을 여러 방향에서 보내는 방식입니다.

한쪽 방향에서만 촬영하면 일반 X선 사진과 비슷하지만 CT에서는 X선 발생 장치가 몸 주변을 돌면서 수많은 방향의 정보를 얻습니다.


컴퓨터는 이 정보를 계산해 몸속 모습을 얇은 조각처럼 만들어 냅니다.

식빵 한 덩어리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식빵을 겉에서 바라보면 안쪽이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장씩 잘라 보면 안쪽 구조를 훨씬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CT도 몸을 실제로 자르지 않으면서 마치 얇게 잘라 보는 것처럼 내부 구조를 보여줍니다.

CT와 일반 X선은 무엇이 다를까?

두 검사 모두 X선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어지는 영상은 꽤 다릅니다.

구분 일반 X선 CT
촬영 방식 주로 한 방향 촬영 여러 방향에서 촬영
영상 구조물이 겹쳐 보일 수 있음 단면 영상 확인 가능
활용 뼈, 흉부 등 뇌, 흉부, 복부 등

특히 CT는 응급 상황에서 뇌출혈이나 내부 손상 등을 빠르게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CT와 MRI는 같은 검사일까?

CT와 MRI는 모두 몸속을 단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만드는 원리는 전혀 다릅니다.

구분 CT MRI
주요 원리 X선 강한 자기장과 라디오파
특징 촬영이 비교적 빠름 연부조직 표현에 유리한 경우가 있음
방사선 사용 X선 사용하지 않음

어떤 검사가 무조건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검사하려는 부위와 질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료진이 적절한 검사를 선택합니다.

하운스필드라는 이름은 지금도 CT 속에 남아 있다

고드프리 하운스필드의 이름은 단순히 역사책에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CT에서는 조직의 밀도를 나타낼 때 하운스필드 단위(Hounsfield Unit, HU)라는 값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공기는 매우 낮은 값을 보이고, 물은 기준이 되는 값을 가지며, 뼈처럼 밀도가 높은 조직은 높은 값을 나타냅니다.

결국 우리가 오늘날 병원에서 사용하는 CT 안에도 발명가의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CT가 바꿔놓은 의료 현장

CT가 등장하기 전에는 몸속의 정확한 상태를 알아내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CT 이후 의사들은 몸을 직접 열어보지 않고도 내부를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머리에서 시작했던 CT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가슴과 배를 비롯한 몸 전체를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CT는 응급실, 건강검진, 암 진단과 치료 과정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됩니다.

1971년 처음 환자의 머리를 촬영했던 거대한 기계가 오늘날 의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장비로 발전한 것입니다.

내가 느낀 점

CT 이야기를 찾아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최초의 촬영 결과를 확인하는 데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너무 익숙하게 보는 검사라 처음부터 빠르고 정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에는 "몸을 자르지 않고 단면을 볼 수 없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결국 세상을 크게 바꾸는 기술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한눈에 정리

- 최초 임상 CT 촬영: 1971년 10월 1일

- 장소: 영국 런던 앳킨슨 몰리 병원

- 주요 개발자: 고드프리 하운스필드

- 관련 연구자: 앨런 코맥

- 원리: 여러 방향의 X선 정보를 컴퓨터로 계산해 단면 영상 생성

- 1979년: 하운스필드와 코맥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

- 최초 CT는 주로 뇌를 촬영하는 장비였음

FAQ

Q1. 세계 최초의 CT 촬영은 언제였나요?

살아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임상 CT 촬영은 1971년 10월 1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됐습니다.

Q2. CT를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요?

CT 개발의 대표적인 인물은 영국 엔지니어 고드프리 하운스필드입니다. 앨런 코맥의 수학적 연구도 CT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두 사람은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Q3. CT와 MRI는 무엇이 다른가요?

가장 큰 차이는 영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CT는 X선을 이용하고 MRI는 강한 자기장과 라디오파를 이용합니다. 검사 목적에 따라 적합한 검사가 달라집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1. 세계 최초의 X선|몸속을 처음 들여다본 놀라운 발견

2. 세계 최초의 MRI|자기장으로 몸속을 보는 의료 혁명

3. 세계 최초의 초음파|소리로 몸속을 보기 시작하다

4. 세계 최초의 심전도|심장의 전기를 기록하기 시작하다

자료 참고

- Nobel Priz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nobelprize.org/prizes/medicine/1979/summary/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555965/

- Google Arts & Culture 최초 CT 자료
최초 CT 이미지 및 역사 자료

댓글 쓰기

0 댓글

이 블로그 검색

태그

신고하기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