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복권을 사면서 “이번에는 혹시?”라는 기대를 품는 사람이 많습니다. 작은 종이 한 장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현대에 생긴 것 같지만, 사람들은 2,000년 전에도 추첨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다만 세계 최초의 복권을 어느 한 사람이나 한 해의 발명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고대 로마의 경품 추첨과 15세기 유럽의 공공 복권, 제노바에서 시작된 번호식 로또가 서로 다른
단계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초의 복권은 언제 등장했을까?
복권의 시작은 기준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기록으로 확인되는 초기 유료 추첨: 고대 로마
- 국가 재정을 위한 초기 공공 복권: 15세기 밀라노
- 현대 번호식 로또의 뿌리: 16~17세기 제노바
따라서 “최초의 복권은 고대 로마에서 시작됐고,
오늘날과 비슷한 공공 복권은 르네상스 시대 유럽에서 발전했다”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고대 로마에도 복권표가 있었다
로마 시대에는 연회나 축제에서 참가자에게 표를 나눠 주고 추첨을 통해 물건을 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초기에는 손님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경품 행사에 가까웠고,
상품은 식기와 옷, 금화처럼 종류와 가치가 제각각이었습니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생애를 기록한 역사가 수에토니우스는 황제가 연회에서 가치가 서로
다른 물건의 복권표를 경매에 부쳤다고 전합니다.
참가자들은 어떤 물건을 받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표를 샀고, 추첨 결과에 따라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봤습니다.
수에토니우스의 아우구스투스 전기에도 복권표와 무작위 상품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돈을 내고 표를 산 뒤 우연에 따라 서로 다른 가치의 상품을 받는다는 점에서 현대 복권의
기본 구조와 닮았습니다.
고대 중국 복권이 만리장성을 지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고대 중국 한나라에서 복권과 비슷한 게임이 열렸고, 그 수익으로 만리장성을 건설했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 오늘날의 키노와 연결해 설명하지만 이를 확인할
직접적인 역사 자료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2024년 발표된 게임의 문화적 진화를 다룬 연구에서도 한나라에서 키노가 시작됐다는 주장을
‘신화적 기원’으로 구분합니다.
따라서 고대 중국을 세계 최초의 복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전해진 추첨형 게임의
기원설 가운데 하나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15세기 밀라노에서 국가 재정용 복권이 등장했다
오늘날 복권과 더 가까운 형태는 15세기 유럽에서 나타났습니다.
1447년부터 1450년까지 밀라노를 다스린 황금 암브로시아 공화국은 전쟁과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복권을 조직했습니다. 이 행사는 일반적으로 1449년에 열린 초기 국가
복권으로 소개됩니다.
이탈리아 트레카니 백과사전의 황금 암브로시아 공화국 기록에도 정부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작의 재산을 팔고 대규모 복권까지 열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때부터 복권은 단순한 연회 놀이를 넘어 국가가 많은 사람에게 표를 판매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변했습니다.
- 참가자가 돈을 내고 복권표를 산다.
- 판매금의 일부를 상금으로 정한다.
- 표나 번호를 무작위로 뽑는다.
- 남은 수익을 전쟁이나 공공사업에 사용한다.
세금을 직접 올리지 않고 시민에게 자발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러 유럽 도시가
비슷한 복권을 도입했습니다.
영국 최초의 국영복권은 항구를 고치기 위해 열렸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1세가 1567년 최초의 전국 단위 국영복권을 승인했습니다.
실제 추첨은 1569년 1월 런던의 옛 세인트폴 대성당 앞에서 시작됐습니다.
복권표 한 장의 가격은 10실링이었고, 총 40만 장이 계획됐습니다. 1등 상금은 5,000파운드였지만
전액 현금이 아니라 은식기와 태피스트리, 리넨 같은 물품도 포함됐습니다.
복권 판매 수익은 낡은 항구를 보수하고 해안 방어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었습니다.
영국 의회 기록은 1569년 추첨에 화폐와 은식기, 태피스트리 등이 상품으로 걸렸다고 설명합니다.
스미스소니언의 관련 자료에서도 항구와 선박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복권을 추진했다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표 가격이 당시 서민에게 너무 비쌌기 때문에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주도한다고 해서 언제나 복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입니다.
지금의 로또 번호는 제노바에서 시작됐다
현재의 로또처럼 여러 숫자 가운데 당첨 번호를 뽑는 방식은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발전했습니다.
당시 제노바에서는 여러 공직 후보자 가운데 일부를 추첨으로 선발했습니다. 시민들은 어떤 후보가
뽑힐지 돈을 걸기 시작했고, 이후 사람 이름이 숫자로 바뀌면서 1부터 90까지 가운데 5개를 뽑는
번호식 로또가 만들어졌습니다.
트레카니의 로또 역사 설명에 따르면 초기에는 120명의 후보 중 5명을 뽑았고,
후보 수가 나중에 90명으로 줄었습니다.
공직자를 고르던 추첨이 숫자 게임으로 바뀌고, 이 방식이 여러 나라로 퍼지면서 오늘날 로또의
기본 구조가 완성된 것입니다.
행운보다 국가의 필요에서 시작된 복권
개인적으로 복권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에게 큰돈을 나눠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연회의 재미를 위한 행사였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전쟁과 항구 보수에
필요한 돈을 모으는 수단이었습니다.
복권은 세금 인상에 대한 반발을 줄이면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재정 아이디어였던 셈입니다.
오늘날 복권을 살 때 느끼는 기대감 뒤에는 수백 년 동안 이어진 국가 재정과 확률,
사람의 호기심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마무리
세계 최초의 복권을 하나의 날짜로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초기 유료 복권은 고대 로마의 연회에서 나타났고, 15세기 밀라노에서는
전쟁과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공공 복권이 열렸습니다.
1569년 영국은 항구와 해안 방어 시설을 정비하기 위해 최초의 전국 단위 국영복권을 추첨했습니다.
이후 제노바에서 여러 후보 가운데 일부를 뽑던 방식이 숫자식 로또로 발전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사는 복권 한 장에는 고대의 연회 놀이와 르네상스 도시의 재정 문제, 그리고 우연에
기대를 거는 인간의 오래된 마음이 함께 이어지고 있습니다.
FAQ
1. 세계 최초의 복권은 언제 만들어졌나요?
기록으로 확인되는 초기 유료 복권은 고대 로마의 연회에서 사용됐습니다. 국가가 재정 확보를 위해
운영한 공공 복권은 15세기 밀라노에서 등장했습니다.
2. 영국 최초의 국영복권은 왜 열렸나요?
엘리자베스 1세가 낡은 항구를 보수하고 해안 방어 시설과 선박을 강화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승인했습니다. 실제 추첨은 1569년 런던에서 시작됐습니다.
3. 현대식 로또는 어디에서 시작됐나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공직 후보자 가운데 5명을 추첨하던 제도가 숫자식 게임으로 바뀌며
발전했습니다. 이후 1부터 90까지 중 5개를 뽑는 방식이 유럽 여러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썸네일은 기본 이미지 제작 방식으로 만들었으며, 최종 프롬프트는 ‘15세기 밀라노 광장에서
시민들이 복권표를 들고 항아리 추첨을 기다리는 극적인 역사 일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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