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내시경|몸속을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한 의료 혁명

건강검진을 받을 때 많은 사람이 가장 긴장하는 검사 중 하나가 위내시경입니다.

입으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식도와 위를 직접 살펴보는 검사입니다.

지금은 작은 카메라가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지만, 약 200년 전에는 이런 기술을 상상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한 의사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몸을 열지 않고 안쪽을 직접 볼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서 오늘날 내시경으로 이어지는 긴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몸속을 직접 볼 수 없었던 시대

옛날 의사들에게 몸속은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세계였습니다.

환자가 어디가 아프다고 이야기하면 손으로 만져보고 소리를 듣거나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보고 원인을 추측해야 했습니다.

특히 위나 방광처럼 몸 안쪽에 있는 기관을 직접 살펴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 몸 안쪽은 어둡다.

- 곧은 관으로는 구불구불한 몸속을 들어가기 어렵다.

이 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시경 발전의 핵심이었습니다.

1806년, 세계 최초 내시경의 등장

현대 내시경의 시작으로 자주 언급되는 사람은 독일 의사 필리프 보치니(Philipp Bozzini)입니다.

1806년 보치니는 Lichtleiter라는 장치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빛을 전달하는 기구' 정도의 뜻입니다.

오늘날의 내시경처럼 카메라와 모니터가 있는 장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빛을 몸 안으로 보내고, 반사된 모습을 밖에서 관찰한다는 기본 아이디어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치니의 Lichtleiter는 현대 내시경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됩니다.

최초의 내시경에는 촛불이 들어갔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당시에는 작은 전구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두운 몸속을 무엇으로 밝혔을까요?

바로 촛불이었습니다.

보치니의 장치는 촛불에서 나오는 빛을 거울 등을 이용해 몸 안쪽으로 보내도록 설계됐습니다.

몸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과 의사가 관찰하는 부분을 나누고 거울로 빛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지금의 초소형 LED와 HD 카메라가 들어간 내시경과 비교하면 상당히 원시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1800년대 초에 몸속을 직접 보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시도였습니다.

1868년, 사람의 위를 들여다보다

내시경의 역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1868년 독일 의사 아돌프 쿠스마울(Adolf Kussmaul)은 사람의 위를 직접 관찰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당시 장비는 지금처럼 부드럽게 휘어지지 않는 딱딱한 관이었습니다.

일반 사람이 긴 금속관을 목으로 넘기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쿠스마울은 긴 물체를 삼키는 묘기로 유명했던 '검 삼키기' 공연자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긴 관을 입을 통해 식도 방향으로 넣어 위를 관찰하려 했고, 이러한 시도는 초기 위내시경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조명도 부족했고 기구도 딱딱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위 전체를 편안하고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1932년, 휘어지는 내시경이 등장하다

내시경에는 큰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의 식도와 위는 곧은 수도관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딱딱한 금속관을 넣으면 환자가 매우 불편했고 위험도 있었습니다.

1932년 독일의 위장병 전문의 루돌프 쉰들러(Rudolf Schindler)와 의료기기 제작자 게오르크 볼프(Georg Wolf)가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여러 개의 렌즈를 이용하면서 일부가 구부러질 수 있는 반유연성 위내시경을 개발한 것입니다.

완전히 부드러운 내시경은 아니었지만 이전의 딱딱한 장비와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었습니다.

1957년, 현대 내시경의 모습이 만들어지다

내시경 역사에서 또 한 번의 큰 변화는 광섬유였습니다.

광섬유는 빛을 가느다란 유리섬유를 따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관이 휘어져 있어도 몸속의 모습을 밖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1957년 위장병 전문의 바질 허쇼위츠(Basil Hirschowitz)와 연구진은 완전히 유연한 광섬유 내시경의 실용적인 시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이 등장하면서 의사는 구불구불한 위장관을 이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습니다.

1960년에는 상업용 광섬유 위내시경도 등장하면서 현대 내시경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내시경은 어떻게 몸속을 볼까?


현대 내시경의 원리는 크게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관의 끝부분에는 빛을 보내는 장치와 영상을 얻는 장치가 있습니다.

빛이 몸속을 밝히면 카메라가 식도나 위, 장의 모습을 촬영합니다.

영상은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표시됩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내시경을 움직이면서 점막의 작은 변화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지도 않습니다.

필요한 경우 작은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거나 용종을 제거하는 등 진단과 치료를 한 번의 검사 과정에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내시경의 발전을 한눈에 보면?

시기 인물 주요 발전
1806년 필리프 보치니 Lichtleiter 발표
1868년 아돌프 쿠스마울 초기 위 관찰 시도
1932년 쉰들러·볼프 반유연성 위내시경
1957년 바질 허쇼위츠 연구진 유연한 광섬유 내시경
현대 - 전자·고화질 내시경과 치료 내시경

내시경이 바꾼 의료 현장


내시경이 등장하면서 의사는 몸속을 보기 위해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식도와 위, 대장 등 몸 안쪽의 점막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상한 부위가 발견되면 조직을 채취해 검사할 수도 있습니다.

대장의 용종처럼 일부 병변은 내시경을 이용해 바로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200여 년 전 촛불과 거울을 사용했던 장치가 이제는 몸속을 고화질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진단과 치료까지 돕는 기계가 된 것입니다.

내가 느낀 점

내시경의 역사를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처음부터 작은 카메라를 넣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전기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시대에는 촛불의 빛을 거울로 반사해 몸 안을 보려고 했습니다.

그 작은 아이디어가 200년 가까이 발전하면서 지금의 내시경이 됐습니다.

우리가 건강검진에서 당연하게 받는 검사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의 아이디어와 실패가 쌓여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한눈에 정리

- 1806년: 필리프 보치니가 Lichtleiter 발표

- 초기 장치는 촛불과 거울을 이용해 빛을 전달함

- 1868년: 아돌프 쿠스마울이 초기 위 관찰 시도

- 1932년: 쉰들러와 볼프가 반유연성 위내시경 개발

- 1957년: 허쇼위츠 연구진이 실용적인 유연성 광섬유 내시경 개발

- 1960년: 상업용 광섬유 위내시경 등장

- 현대 내시경은 관찰뿐 아니라 조직검사와 일부 치료에도 사용됨

FAQ

Q1. 세계 최초의 내시경은 누가 만들었나요?

현대 내시경의 출발점으로는 독일 의사 필리프 보치니가 1806년 발표한 Lichtleiter가 널리 언급됩니다. 촛불과 거울을 이용해 몸속을 관찰하려고 만든 장치였습니다.

Q2. 세계 최초의 위내시경은 언제 시작됐나요?

1868년 독일 의사 아돌프 쿠스마울이 긴 관을 이용해 사람의 위를 관찰하려고 시도한 것이 초기 위내시경 역사의 중요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3. 지금과 비슷한 부드러운 내시경은 언제 등장했나요?

1957년 바질 허쇼위츠와 연구진이 광섬유를 이용한 실용적인 완전 유연성 내시경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현대적인 내시경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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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참고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 내시경 발전의 역사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754801/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 위장관 내시경의 역사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856274/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 광섬유 위내시경의 탄생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19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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