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장은 하루에도 수만 번 쉬지 않고 뛰면서 온몸에 피를 보냅니다.
그런데 심장이 더 이상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날에는 심장이식이나 여러 종류의 기계 순환보조장치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의 심장을 기계로 완전히 대신한다는 생각은 공상과학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의사와 공학자들은 한 가지 질문에 도전했습니다.
"고장 난 심장을 기계로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인공심장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인공심장은 단순한 심장 모형이 아니다
먼저 인공심장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심장은 우리 몸의 펌프입니다.
폐에서 산소를 받은 피를 온몸으로 보내고 다시 돌아온 피를 폐로 보냅니다.
완전 인공심장(Total Artificial Heart)은 기능을 잃은 심장의 주요 펌프 역할을 기계 장치가 대신하도록 만든 장비입니다.
단순히 심장 옆에서 조금 도와주는 장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심장 보조장치가 고장 난 엔진을 옆에서 도와주는 보조 모터라면, 완전 인공심장은 기존 엔진의 펌프 역할 자체를 대신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1957년, 개의 심장을 기계로 대신하다
사람에게 인공심장을 사용하기 전에는 오랜 동물실험이 필요했습니다.
인공장기 연구의 선구자로 알려진 빌럼 콜프(Willem Kolff)와 테츠조 아쿠츠(Tetsuzo Akutsu) 연구팀은 1957년 개에게 완전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장치는 약 90분 동안 혈액순환을 유지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중요한 실험이었습니다.
기계가 생물의 심장처럼 실제 혈액을 순환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1969년,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인공심장을 넣다
그리고 1969년 4월 4일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텍사스 심장연구소에서 외과의사 덴턴 쿨리(Denton Cooley)와 인공심장을 개발한 도밍고 리오타(Domingo Liotta)가 사람에게 완전 인공심장을 이식했습니다.
환자는 심각한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47세 남성이었습니다.
수술 후 자신의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서 의료진은 Liotta가 개발한 인공심장을 사용했습니다.
인공심장은 약 64시간 동안 환자의 혈액순환을 유지했습니다.
그 사이 기증자의 심장을 구할 수 있었고 환자는 이후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이식 후 감염으로 사망했지만 이 사건은 중요한 의미를 남겼습니다.
기계 심장이 사람을 일정 시간 살려두면서 심장이식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최초 인공심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1969년 사용된 Liotta 인공심장은 공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를 '공압식'이라고 합니다.
심장의 오른쪽과 왼쪽 심실 역할을 하는 두 개의 펌프가 있었고, 외부 장치가 공기를 밀고 당기면서 내부의 막을 움직였습니다.
막이 움직이면 혈액이 들어왔다가 밖으로 밀려나갑니다.
우리의 심장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피를 보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다만 당시 장비는 지금처럼 작지 않았습니다.
몸 안에 들어가는 인공심장뿐 아니라 밖에서 이를 움직여주는 커다란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1982년, 전 세계가 Jarvik-7을 바라보다
세계 최초의 사람 인공심장 이식은 1969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최초의 인공심장'이라고 하면 1982년의 Jarvik-7을 떠올립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1969년의 인공심장은 기증자의 심장을 찾을 때까지 사용하는 임시 장치였습니다.
반면 Jarvik-7은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임시 목적이 아니라 환자의 심장을 장기간 대신하는 것을 목표로 사용됐습니다.
1982년 12월 미국 유타대학교 의료센터에서 흉부외과 의사 윌리엄 드브리스(William DeVries)가 61세 치과의사 바니 클라크(Barney Clark)에게 Jarvik-7을 이식했습니다.
클라크는 수술 이후 112일 동안 Jarvik-7의 도움을 받아 살았습니다.
이 사건은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심장을 완전히 제거한 뒤 기계가 장기간 심장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당시에는 믿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Jarvik-7은 누가 만들었을까?
Jarvik-7이라는 이름은 개발자인 로버트 자빅(Robert Jarvik)에서 왔습니다.
하지만 인공심장은 한 사람이 갑자기 만들어낸 발명품은 아닙니다.
빌럼 콜프를 중심으로 여러 의사와 공학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연구했습니다.
자빅은 기존 인공심장의 모양과 재료 등을 개선했습니다.
특히 장치가 사람의 가슴 안에 들어가기 쉽게 모양을 바꾸고 혈액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발전시켰습니다.
Jarvik-7에는 오른쪽과 왼쪽 심실 역할을 하는 두 개의 펌프가 있었고 외부 공압 장치가 이를 움직였습니다.
1969년과 1982년, 무엇이 '세계 최초'일까?
인공심장의 역사를 검색하다 보면 1969년과 1982년이 모두 '세계 최초'로 나와 헷갈릴 수 있습니다.
둘은 의미가 다릅니다.
| 구분 | 1969년 | 1982년 |
|---|---|---|
| 장치 | Liotta 인공심장 | Jarvik-7 |
| 의미 | 사람에게 처음 이식된 완전 인공심장 | 장기 사용을 목표로 처음 이식된 인공심장 |
| 사용 기간 | 약 64시간 | 112일 |
| 목적 | 심장이식까지 연결 | 심장의 장기간 대체 |
따라서 세계 최초의 사람 대상 완전 인공심장 이식은 1969년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1982년 Jarvik-7은 장기간 또는 영구적인 사용을 목표로 한 최초의 완전 인공심장 이식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왜 인공심장을 만드는 일이 그렇게 어려울까?
심장은 우리가 잠을 잘 때도 멈추지 않습니다.
24시간 내내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따라서 인공심장도 쉬지 않고 계속 혈액을 보내야 합니다.
장치가 고장 나서도 안 되고 혈액이 기계 안에서 굳어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감염 문제도 있습니다.
여기에 장비의 크기와 전원 공급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공심장은 단순히 '피를 밀어내는 펌프' 하나를 만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몸 안에서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생명유지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인공심장과 심실보조장치는 다르다
여기서 자주 혼동되는 것이 심실보조장치(VAD)입니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 구분 | 완전 인공심장 | 심실보조장치 |
|---|---|---|
| 역할 | 심장의 펌프 역할을 대체 | 기존 심장의 펌프 기능을 보조 |
| 기존 심장 | 주요 심실 기능을 기계로 대체 | 기존 심장을 남겨두고 도움 |
| 목적 | 중증 양심실 기능부전 등에 사용 | 약해진 심장의 순환을 지원 |
인공심장이 바꾼 의료 현장
1969년 인공심장 이식은 완벽한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1982년 Jarvik-7 역시 많은 합병증과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두 사건은 중요한 질문에 답했습니다.
"기계가 사람의 심장을 실제로 대신할 수 있는가?"
답은 '가능하다'였습니다.
이후 연구자들은 장치를 더 작고 안전하게 만들고 혈전과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또 완전 인공심장뿐 아니라 심실보조장치 같은 다양한 기계 순환보조 기술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내가 느낀 점
인공심장의 역사를 보면 성공보다 실패와 한계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1969년 첫 환자는 결국 생존하지 못했고 1982년 바니 클라크 역시 112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 시도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기계 순환보조 기술도 지금처럼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특히 사람의 몸에서 평생 한 번도 쉬지 않는 심장을 기계로 대신하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현대 의료 기술도 결국 누군가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한번 해보자"고 생각하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한눈에 정리
- 1957년: 콜프와 아쿠츠 연구팀이 개에게 완전 인공심장을 이식
- 1969년 4월 4일: 쿨리와 리오타가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완전 인공심장을 이식
- Liotta 인공심장은 약 64시간 동안 환자의 순환을 유지
- 이후 기증자의 사람 심장으로 이식
- 1982년: Jarvik-7을 바니 클라크에게 이식
- 바니 클라크는 인공심장으로 112일 생존
- 1969년은 최초 사람 대상 완전 인공심장 이식
- 1982년은 장기 사용을 목표로 한 최초 Jarvik-7 이식
FAQ
Q1. 세계 최초의 인공심장은 언제 사람에게 이식됐나요?
1969년 4월 4일 미국 텍사스에서 덴턴 쿨리와 도밍고 리오타가 개발한 완전 인공심장이 47세 환자에게 이식됐습니다.
Q2. Jarvik-7이 세계 최초의 인공심장 아닌가요?
Jarvik-7은 1982년 장기간 사용을 목표로 처음 사람에게 이식된 완전 인공심장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완전 인공심장을 처음 이식한 기록은 1969년 Liotta 인공심장입니다.
Q3. 최초의 Jarvik-7 환자는 얼마나 살았나요?
1982년 Jarvik-7을 이식받은 치과의사 바니 클라크는 수술 후 112일 동안 생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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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참고
- Texas Heart Institute - 인공심장 역사
Texas Heart Institute 공식 자료
-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 Jarvik-7
Smithsonian Jarvik-7 자료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 Total Artificial Heart History
인공심장 역사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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